원래 전공은 기계 설계 엔지니어였다. 특히 튜브 생산기계 관련 특허기술까지 보유한 엔지니어. 사업 역시 이 전공을 살려 튜브 생산기계를 제작, 생산으로 출발한다.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직접 제작한 기계로 국내 튜브 생산업체는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누비면서 16개 국가에 수출도 했다. 시장 변화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변신을 요구했다.
화장품용 튜브용기 생산 전문기업으로 출발한 지 채 6년이 지나지 않아 이 분야에서 소리없이 숨은 강자로 주목받고 있는 (주)서진 천효원 대표의 입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어느 사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튜브 생산기계 역시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이 분야의 기술 강국 독일은 물론이요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됐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바이어에게 생산 과정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튜브 생산을 시작했던 것인데, 거기서 답을 찾았죠. ‘내가 만든 기계로 내가 직접 생산을 하면, 정말 제대로 만든 제품을 공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구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주)서진은 현재 국내 화장품 기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용량의 튜브(5겹 PE튜브)를 생산, 이제는 기계보다는 튜브 생산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 물론 생산기계도 여전히 제작, 판매한다.
월 300만 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70여 곳에 이르는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상위권 기업들로부터 기술·품질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생산을 늘려가고 있다.
“2013년 7월부터 튜브 생산을 시작한 이후 3년 정도는 기반 다지기가 우선이었으니 사실상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 지는 이제 3년 정도라고 봐야죠. 후발주자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매년 15~25% 수준의 성장률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도 기계 자체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는 튜브 압출기는 독일과 경쟁할 정도의 세계적인 수준이죠.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을 그 자리에서 즉각 해결할 수 있어 불량률은 줄이면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품질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최강의 장점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튜브 생산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천 대표의 목표는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내수에 집중돼 있는 거래선을 해외로 넓히는 동시에 국내 고객사의 다변화, 그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한 매출·이익의 창출 위해 그의 발걸음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
“튜브 부문에서 올해 목표한 매출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내년부터 기존 PE튜브 이외에 고급형 제품 생산이 가능해지면 성장 폭은 더 가팔라질 겁니다. 상위권 기업의 주문으로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함께 ‘플러스-α’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생산기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전문 엔지니어가 생산하는 제품, 이 보다 더 확실한 품질보증이 있을까요? 품질이 최고의 경쟁력이니까요.”
소리없이 강해지고 있는 (주)서진의 도약에 주목해야 하는 것도 천 대표의 이 같은 신념에 믿음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