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601억 원을 올리며 OEM 전문기업 가운데 일약 중위권 기업으로 도약했던 (주)코스팩토리(대표이사 이상준)가 협력업체 96곳에 215억 원(2021년 5월 31일 현재)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경영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코스모닝이 지난달 11일부터 약 1개월에 걸쳐 취재한 결과 (주)코스팩토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말까지 1·2차 협력업체 96곳(코스모닝 확인 기업)에 지급할 총 214억5천467만 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원료·부자재·설비·운송 등 제품 생산과 관련한 이들 협력업체는 최소 5천만 원에서부터 최대 60억 원대까지 (주)코스팩토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약 6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해 협력업체 40여 곳 대표들은 지난달 11일 (주)코스팩토리 본사에서 이상준 대표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들과 1차 협력사 대책회의를 가지고 협력사 협의단을 구성, 향후 대책마련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협력사 협의단 대표 2명은 지난 2일, (주)코스팩토리의 원청기업으로 알려진 A사를 직접 방문, 담당 임원·팀장급 인사와 회동하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미지급금 214억 원에 미수금액은 18억7천만 원?
협력사 협의단 대표 B사의 C대표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사실 이 문제는 이미 6개월 이상 진행 중인 사안이었다”고 전제하고 “지난달 첫 대책회의 이후 7월 1일에도 (주)코스팩토리와 만남을 가졌으나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원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기업의 수는 96곳에 이르고 미지급금은 (주)코스팩토리 측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215억 원대에 달하는데 (주)코스팩토리에서 원청기업을 포함해 받지 못한 미수금은 고작 18억7천여만 원에 불과하다”며 “지난 4년여 동안 (주)코스팩토리와 함께 일해 왔는데 협렵업체들은 6개월이 넘도록 대금을 받지 못해 회사의 존립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에 이를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원시스템즈·롯데알미늄 등 8곳의 기업은 (주)코스팩토리의 채권압류를 해 놓은 상태이며 나머지 기업들은 협력사 협의단을 구성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주)코스팩토리는 2019년에 △ 매출 214억 원 △ 영업이익 6억2천300만 원 △ 당기순이익 6억1천100만 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 매출 601억 원 △ 영업손실 5억4천600만 원 △ 당기순손실 5억3천800만 원으로 실적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2019년도에 152억 원이었던 부채가 지난해에는 294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자본은 2019년 7억2천3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600만 원으로 급감하는 등 정상의 회계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경영상황을 보이고 있다.
코스팩토리 측 “무슨 일 있어도 회사 살리겠다”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한 협력사 협의단 측은 “(주)코스팩토리 측에서는 인원 구조조정을 포함해 올 하반기 대금지급 계획 등을 내놓았으나 이는 현실성이 없는 수준”이라고 일축하고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가지 이유와 사정을 들어 대금지급을 미뤄오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특히 단 돈 100만 원에도 목을 매야 하는 영세업체들의 사정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한 (주)코스팩토리의 태도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협의단에 속해 있는 D기업 E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일단 현재 상황을 접수하고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주)코스팩토리와의 관계도 관계지만 원청기업이 도덕성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한 번만 더 살펴줬으면 한다. 현행 법 상으로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주)코스팩토리에 있지만 우리 같은 협력업체는 원청기업의 브랜드 파워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믿고 일을 해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주장했다.
협의단 C대표는 “일단 (주)코스팩토리와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은 지속할 계획이다. 동시에 원청기업에도 이번 사안의 핵심 사안에 대해 계속 대화를 시도하고 협의를 해 볼 작정”이라며 “빛나는 K-뷰티의 성공 이면에 존재하면서도, 정당한 일을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 같은 사실을 외부로 알릴 경우 그 이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현실을 원청기업도 외면하지 말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울음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