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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기자의 시각-"창마다 맺힌 결로 누가 닦아 주나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베란다 창문에 결로가 생겼다. 결로는 물건의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서려 붙은 것을 말한다.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의 차이가 클 때 나타난다.

 

안과 밖이 다를 때 온도 차를 체감한다. 화장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내 마음이 상대와 다를 때 입장차가 발생한다. 그 차이가 임계점을 넘으면 결로로 번진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MD의 전화에 지친다. 행사를 앞두면 더 집중적으로 전화를 돌린다. 지시사항에 가까운 마케팅‧프로모션 요구를 하달한다” “광고는 다른 온라인 채널에 하고, 구매 링크를 연결하라고 한다” “전용 기획세트 제작 요구에 지쳤다” “앞으로 팔고 뒤로 밑지는 눈물의 세일이다. 업체 입장에선 손해지만 입점을 유지하려면 거절하기 힘들다.”

 

올리브영에 대한 성토다. 올리브영은 H&B스토어 1위 사업자이자 국내 뷰티시장 점유율 14%(올리브영 자체 집계)를 차지하는 독점적 사업자다. 오프라인 매장은 1천265개를 운영한다.

 

올리브영은 화장품기업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거쳐야할 필수관문으로 꼽힌다. 올리브영에 입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입점이 끝이 아니다. 올리브영에 진출한 일부 브랜드는 본사의 고압적 자세와 소통 불능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싫으면 말든가’라는 ‘쩐의 논리’로 이들의 불만을 묵살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올리브영의 지배적 상징적 위치 때문에 그렇다. 올리브영이 화장품업계, 한국사회, 글로벌 무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영향력을 지속하려면 연료가 필요하다. 연료는 입점업체의 개별 경쟁력이 모여 만들어진다. 올리브영과 입점업체는 한배를 타고 같은 곳을 향해 가는 동지다. 너가 살아야 내가 산다. 평균을 끌어올려야 같이 커진다.

 

올리브영은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2019년 과징금 10억원을 처분받았다. 납품업체에 재고품을 마음대로 반품해서다. 올해 4월에도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중소업체 A사는 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올리브영은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IPO를 앞두고 몸값 올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지난 10일 구창근 올리브영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리브영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구창근 대표는 “올리브영은 초격차 MD 경쟁력을 갖췄다. 또 상품 도입 단계부터 브랜드와 같이 기획한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과 프로모션 등을 함께 고민한다. 상품 수정까지 같이 간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온도는 어떨까. ‘초격차 MD 경쟁력’은 초격차 시달림으로, ‘상품 수정까지’ 관여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으로 읽히진 않을까.

 

구 대표는 “협력사와 고객에게 ‘신뢰’를 부여하는 것이 올리브영의 특징”이라고도 했다. 그는 ‘세상에 없던 혁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올리브영은 ‘같이’ ‘신뢰’ ‘혁신’을 말한다. 이들 가치가 공감대를 얻으려면 화장품업계와 동기화(同期化) 작업이 필요하다. 온도를 맞춰야 한다. 뷰티업계에 필요한 것은 세상에 없던 혁신이 아니라, 상식에 기반한 보편적인 소통이 아닐까.

 

결로를 방치하면 곰팡이로 변한다. 자주 닦아내고 환기를 시켜야한다. 결로가 사라진 자리에 건강한 아름다움이 깃든다. 그래야 K-뷰티호는 미래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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