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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K-뷰티, 위기와 ‘헤어질 결심’

국회 K-뷰티포럼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현재와 미래’ 세미나
K-뷰티 R&D‧품질‧안전성 관리 지원안 제시

 

벽이 있다. 벽을 밀면 문이 된다. 벽을 눕히면 길이 생긴다. 진부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치고 올라오는 중국 브랜드, 뛰어 드는 글로벌 인디 브랜드. K-뷰티에게 위기다. 길 잃은 K-뷰티는 새로운 좌표가 필요하다. BTS‧기생충‧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컬쳐의 글로벌 확산은 기회다. 문화의 힘을 산업의 힘으로, K-컬쳐 붐을 K-뷰티의 연료로 연결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K-뷰티의 위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국회‧정부‧기업‧전문가가 머리를 맞댔다. 화장품 규제를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 체제로 전환해 혁신성을 살리고, 해외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자는 공통 의견이 도출됐다.

 

국회 K-뷰티포럼(대표의원 김상희)이 오늘(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10차 세미나를 열었다.

 

 

‘국회 K-뷰티포럼 10차 세미나’에서는 △ 화장품산업 주도권의 변화(하나증권 박종대 수석연구원) △ 화장품산업 현황과 한국 화장품 재도약을 위한 규제혁신(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 △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산업과 정책 동향(김정연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 등이 제시됐다.

 

이번 행사에는 김상희‧도종환‧신현영 의원과 김상봉 식약처 국장, 정은영 보건복지부 국장, 김영옥 보건산업진흥원 이사, 전일승 광주화장품산업진흥회장, 김미량 제주화장품기업협회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세계 1위 화장품 수출 국가로 도약해야”

 

 

김상희 국회 K-뷰티포럼 대표의원은 “세계 경제 불황과 코로나19 속에서도 화장품 수출은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92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프랑스‧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출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로컬 브랜드 점유율이 56%로 높아지면서 K-뷰티의 입지가 좁아졌다. 혁신 아이디어 제품이 탄생하려면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화장품 기업‧전문가들과 산업 현황을 분석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도종환 의원은 “K-컬쳐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은 세계 2030층이 여행하고 싶어 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K-콘텐츠가 K-뷰티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화장품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우수하고 중소기업의 진입이 쉽다. 화장품 유기농 인증을 민간으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민관 소통 협의체를 신설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 높이겠다”고 했다.

 

“비중국‧중저가‧벤처를 주목하라”

 

 

“화장품시장은 온라인 벤처 시대로 가고 있다.”

 

하나증권 박종대 수석연구원은 ‘화장품산업 주도권의 변화’를 발표했다. 화장품산업이 중국‧럭셔리‧대기업 중심에서 비중국‧중저가‧벤처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로컬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설화수‧후 등 국내 럭셔리 브랜드가 한계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췌링‧쯔란탕‧한수‧프로야‧카슬란‧퍼펙트다이어리‧화씨즈 등 중저가 C-뷰티가 Z세대와 3~4선 도시 소비자에게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K뷰티를 비롯한 해외 중저가 브랜드는 도태됐다. 글로벌 ODM 업체는 기회를 맞았다.

 

박종대 연구원은 “중국에 편중돼온 K-뷰티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K-뷰티의 미국‧일본‧동남아 수출이 늘었다. 미국서 한국 인디 브랜드가 성장했다. 일본에서는 K-브랜드와 ODM 수요가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K-뷰티의 성장과제로 △ 글로벌 유통력 확보 △ 북미‧유럽시장 입지 강화 △ 비중국 수출 확대 △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 기반 M&A 확대 △ 정부 인식 변화(소프트 파워 중시) 등을 꼽았다.

 

“민간 주도 시장 중심 생태계 조성해야”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은 ‘화장품산업 현황과 한국 화장품 재도약을 위한 규제혁신’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 브랜드가 급성장하고 유럽‧미국‧일본의 글로벌 브랜드가 강세다. K-뷰티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성장동력을 상실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음악‧영화‧드라마가 세계에서 인기다. K-뷰티가 재도약할 기회다. 비비크림‧에어쿠션같은 제품이 나오도록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의약품 관리 체계에서 화장품 특성에 맞는 규체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간 주도’ ‘시장 중심’ 환경을 조성해 혁신 제품을 출시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사전규제 체계에서 시장 중심 사후관리 시스템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기능성화장품 사전 심사 보고 제도를 폐지하고, 기업이 효능을 실증하고 책임지는 형태로 바꿔나가자고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화장품산업 성장전략으로 △ 광고 민간자율기구 도입 △ 안전관리체계 기반 수출 확대 △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품질보증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한편 오한선 충북화장품산업협회장은 의견발표에서 △ 화장품 전담부서 신설 △ 민‧관 글로벌대응TF위원회 구축 △ 화장품 품질 인증제도 도입 기반 수출 경쟁력 강화 등을 건의했다.

 

국회 K-뷰티 포럼은 김상희 대표의원과 김원이 책임의원을 중심으로 고영인 김성원 도종환 박대수 배현진 서정숙 송기헌 신현영 양경숙 양정숙 이수진(동작을) 이종성 전혜숙 정춘숙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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