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이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순도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로 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제품에 적용한다.
LG생활건강 측은 “사용하고 버린 페트병을 일부 재활용한 화학 차원의 재활용 패트(CR-PET)가 생수 용기 등으로 활용된다. 반면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만든 용기를 적용한 사례는 처음이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그린 패키징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ESG경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과 복합 재질 등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을 무산소 상태에서 300~500℃의 고열로 가열해서 만든 기름을 말한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실제로 플라스틱 원료를 일반 원유에서 열분해유로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배 가량 줄어드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염소 등 불순물이 들어있어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어려웠다. 정유 공정에 열분해유 투입이 불가능한 규제도 있었다.
최근 열분해유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공정이 개발됐다. 나아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석유화학 공정에 열분해유를 활용할 길이 열렸다.
LG생활건강은 새 정부 국정과제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 항목에 포함된 열분해유 플라스틱을 국내 업계 최초로 제품에 적용, 친환경 패키징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14일 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과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정유 공정의 원료로 도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한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제조·최적화를 통해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 개발을 맡는다. 이 플라스틱을 납품받아 LG생활건강이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양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열분해유 정제·플라스틱 제조 공정의 경우 이미 글로벌 친환경 소재 인증(롯데케미칼) ‘ISCC PLUS’(International Sustainability&Carbon Certification PLUS)를 획득,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열분해유 플라스틱으로 만든 첫 용기는 LG생활건강 클린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엔젤 아쿠아 수분 진정 크림·보습 장벽 크림’ 2종에 적용한다. 열분해유 용기의 강도와 유해물질 유무 등 안전성 평가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열분해유로 만든 플라스틱을 채택한 친환경 용기 제품 수도 확대한다.
LG생활건강 측은 “ESG 선도기업으로서 친환경 소재 개발에 힘쏟고 있다. 플라스틱 원료 도입부터 생산‧폐기‧재활용에 이르는 플라스틱 순환 구조를 구축할 전략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저탄소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