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수출전선이 지난해부터 급랭하면서 수출국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이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목을 받기 충분한 두 곳이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의 수출 실적이 1억6천852만 달러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9%가 증가한 실적이며 전체 수출 실적에서도 4.1%를 점유하며 6위에 올라있다.
카자흐스탄은 이 기간 동안 3천671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81.4%에 이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1년 6개월째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K-뷰티 수입 실적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몇 년째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가들 가운데 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이재란· www.kcii.re.kr ·이하 연구원)이 이들 두 국가의 최신 화장품 시장 동향과 채널 정보 등을 망라해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제 6호로 발간했다.
시장 트렌드 요약
러시아는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카자흐스탄은 한류 스타가 사용하는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는 SNS로 공유하는 신제품 정보와 관련 콘텐츠에 관심이 높다. 소셜 네트워크 ‘프콘탁테’(VKontakte)와 ‘텔레그램’(Telegram)을 활용하는 뷰티 브랜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키워드 분석 과정에서 ‘공유’(Share)라는 키워드와 가장 높은 상관계수를 보인 키워드는 바로 프콘탁테였다.
러시아 소셜 미디어 플랫폼 프콘탁테와 텔레그램은 현지 화장품 시장, 특히 신제품 마케팅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는 프콘탁테는 현지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의 89%가 직접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등 화장품 소비자의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를 보이는 텔레그램은 저가 뷰티 브랜드들이 선호한다. 특히 러시아 대도시에서 텔레그램의 사용률이 높아 화장품 브랜드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
자체 통계 프로그램을 제공해 각각의 브랜드가 자체 광고 효과를 추적하고 경쟁사 마케팅을 분석할 수 있는 데다 텔레그램 챗봇 기능까지 지원해 온라인 스토어 구축을 희망하는 저가 뷰티 브랜드가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자흐스탄은 한류 문화 영향력이 K-뷰티의 인기를 더욱 높이는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류 스타가 사용하는 제품에도 관심이 많다.
한류 스타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K-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등의 영상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피부 건강을 위해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서 스타들이 사용한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배우들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해외 한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응답자의 56.5% 가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76.7%가 한국 화장품은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져 있어 인기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어 한류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은 효과를 발휘하기 충분하다는 전망.
연구원 측은 “러시아는 로컬 SNS, 카자흐스탄은 유명 연예인을 통해 화장품·뷰티 정보를 얻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들이 주로 접하는 채널과 관심 분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석을 내놨다.
두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
러시아에서는 닥터F5(DR.F5)의 ‘에어리 핏 프라이머 선 스틱’의 랭킹이 크게 상승했다. 닥터F5는 클린뷰티를 표방하는 ‘모던 에이지리스 스킨케어’ 브랜드.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의 메디컬 뷰티 기술과 시술에 사용되는 고기능 원료를 적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SNS 프콘탁테 계정을 운영하면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타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SNS에서 인기 제품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SNS마케팅 활동과 함께 레뚜알(L'etoile), 골드애플(GOLD APPLE) 등 러시아의 화장품 주요 유통체인은 물론 소규모 화장품 온라인 몰에도 입점, 러시아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도 현지 시장 안착에 주효한 대목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조사기간 동안 랭킹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제품 중 하나는 니베아(Nivea)의 ‘바디밤SOS’.
보습제로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 니베아는 카자흐스탄 지사를 통해 유튜브·인스타그램·텔레그램 등 다양한 SNS계정을 운영 중이다. ‘우리는 항상 당신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내걸고 가깝고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대륙성 기후로 인해 건조하고 갈라진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이를 증명하듯 니베아 SOS 제품 라인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주목할 만 하다.
<정리·코스모닝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