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상권 현장 분석…뷰티매장 총 78곳 포진
“외국인 어서와요” 올리브영 vs “우리도 질 수 없다” 뷰티 편집매장.
대한민국 쇼핑 1번지 명동. 서울 명동상권이 올리브영과 화장품 편집매장 양강구도로 접어들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특화매장으로 거듭나며 고객을 끌어 모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맞서 다양한 브랜드를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는 편집매장 수가 급증했다. 중저가 원브랜드숍의 다점포 시대가 지고, 뷰티 매장의 대형화‧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특화매장 ‘올리브영’ vs 초특가 할인 편집매장
코스모닝이 12월 18일 현재 조사한 명동상권 내 화장품 매장은 모두 78곳으로 나타났다.(명동 로드숍 기준, 대형상가‧지하상가 매장 제외/올리브영 6곳 명동점‧명동타운점‧명동타임워크점‧명동중앙점‧명동역점‧명동대로점 포함)
명동상권에서 가장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매장은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11월 명동타운점을 외국인 특화매장으로 변신시켰다. 방문 고객의 90%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다. 1층 매장 전면에 K-뷰티나우‧올리브영픽‧글로벌핫이슈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대규모 텍스 리펀드 공간을 마련해 외국인 쇼핑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올리브영 명동중앙점도 마찬가지. 매장을 외국인에 맞춰 구성하고 영·중·일(英·中·日) 3개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채웠다.
올리브영 측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명동매장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전년 대비 약 840%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인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부터 동남아‧영미권‧일본 소비자로 다변화됐다”고 전했다.
올리브영 공세에 맞서 뷰티 편집매장도 분투하고 있다. 마스크팩 전문 매장으로 출발한 올마스크스토리는 현재 명동에 매장 4개를 운영한다.
신인들도 가세했다. △ 템템(4) △ 라누에바(3) △ K-뷰티숍(2) △ 퀸홀리데이(2) 등이 K-뷰티 할인매장으로 등장했다. 명동길에 4월 들어선 망고비지(Mango Busy)는 멀티 브랜드 H&B스토어다. 1~5층 매장에서 화장품‧식품‧굿즈를 판매한다. 라이브 방송실과 화장품 쇼룸을 갖춘 원스톱 쇼핑‧체험 공간을 내세웠다.
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 1세대 브랜드숍도 신규 출점을 늘리며 명동상권 부활을 노리고 있다.
MZ 해외관광객 ‘특별한 체험’ 원해
뷰티 쇼핑 포트폴리오 다원화 절실
명동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젊게, 재미있게, 색다르게’다. MZ세대 해외 관광객은 과거 중국 보따리상처럼 화장품을 ‘바리바리’ 사들고 가지 않는다. 이커머스가 발전하고 직구몰이 활성화하면서다. 국경을 넘어 실시간 쇼핑이 가능해졌다. 가격으로 유인하기 힘든 시대, 한국에 와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제공해야 한다.
K-뷰티 고유의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 매장별 특별 제품, 이색 굿즈, 한정판 세트 등으로 K-뷰티만의 색깔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제품보다 체험이 우선인 시대다. 최근 여행 트렌드가 쇼핑에서 벗어나 관광지 중심으로 이동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명동은 다양한 상품을 싸게 파는 시장 역할에서 나아가 △ 소비자 맞춤형 큐레이션 △ 화장품‧피부분석을 결합한 프로그램 △ K-컬처‧관광 연계 뷰티상품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큰손’ 중국인이 떠나간 자리를 다국적 쇼핑객들이 채운 명동. 명동의 뷰티 쇼핑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명동 뷰티매장의 한 대표는 “명동상권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했지만 매출은 아직 80%에도 못미친다. 통크게 돈 쓰던 중국인들이 돌아오지 않아서다. 그 자리를 동남아인들이 채웠지만 필요한 품목만 소량 구매한다. 동남아 일본 미국 중국 중남미 관광객 대다수가 명동에 와서 먹는 데만 돈 쓰고 돌아간다. 고물가‧고금리에 구인난까지 겹쳐 힘들다”고 털어놨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명동상권에서 화장품매장 비중은 32.9%로 의류와 패션잡화를 앞선다. 코로나19로 폐점했던 뷰티매장이 재오픈하면서 전년 대비 비중이 2배 증가했다. 명동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57%에서 올해 3분기 12.7%를 기록했다. 명동상권은 1년 6개월만에 빠르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 중저가 브랜드가 3~4개씩 매장을 운영하던 과거 모습은 사라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화장품 매장이 확장‧리뉴얼 공사를 단행했다. 뷰티매장은 대형화‧세분화 추세다.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메가 뷰티 스토어와 단독 브랜드숍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명동에 매장 다섯 곳을 운영 중인 올리브영은 고객을 끌어 모으는 핵심 점포인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1700만 명에서 2021년 97만 명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다행히 4년 만에 1000만 명을 넘길 움직임이다.
정부는 2024년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 유치를 목표로 ‘대한민국 관광수출 혁신전략’을 추진한다.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 단체전자비자 수수료 면제 확대 △ 사후면세 즉시환급 한도 상향 △ 간편결제 확대 등 편의를 개선한다.
올해 12월까지 중국 관광객에게 한시 적용해온 단체전자비자 수수료 면제를 내년까지 연장한다. 면제국가도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까지 확대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환급 사후면세의 한도를 1회 50만 원, 총 250만 원에서 1회 100만 원, 총 500만 원으로 2배 높인다.
내년 6월 뷰티‧패션‧의료·웰니스가 어우러진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을 광화문광장에서 첫 개최한다.
< * 명동 뷰티매장 지도 파일 하단 별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