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닝라운지-문영수 한국국제전시 회장
30여년 화장품·미용 전시산업 이끈 ‘살아있는 전설’
최근에야 전 세계적인 관심과 열풍을 몰고 온 K-코스메틱과 K-뷰티지만 1980년대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화장품·미용 산업 관련 전시회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에서 지난 1987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우직하고도 고집스럽게 국제 규모의 화장품·미용 산업 박람회를 이끌어 온 문영수 한국국제전시 회장. 그래서 그를 ‘화장품·미용 산업 박람회의 대부’ ‘전시산업의 살아있는 전설’로 일컬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올해에는 화장품·미용 산업 박람회를 위시해 건강기능식품·원료산업 전시회, 헬스&라이프 페어, 국제 오가닉&천연제품 전시회 등 네 가지 전시회를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한 번에 엽니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고 ‘헬스 앤 뷰티 위크’라는 명칭으로 이 네 가지의 전시회를 하나로 묶었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입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행사규모와 참관객, 해외 바이어 등 전 부문에서 20%대의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 역시 이 수준 이상의 성과는 낙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2천여 명을 상회하는 해외 바이어와 2만여 명을 뛰어넘는 국내 바이어 등이 참관하는 전문·국제 규모의 전시·박람회는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국내에서 열리는 경우라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K-뷰티가 한국 화장품 산업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현재의 위상은 관련 기업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적인 기술개발 등 여러 요인들이 녹아들며 결실을 맺은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화장품 전시회’라는 단어마저 어색하고 생경할 때부터,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어려움과 고비를 넘기며 국내 전시회를 이끌어왔던 주최자들의 헌신도 분명히 한 몫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해외 전시회 참가도 물론 중요합니다. 해외시장 개척, 당연히 해야지요. 그렇지만 내 안방에서 먼저 인정받지 못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못한다면 그 성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하는 데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문 회장은 최근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해외 전시회 참가에 대해 그 당위성을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국내 전시회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업계의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비쳤다.
“오로지 중국만을 외치고 바라보다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내수가 정체되고 어렵다고 바깥만 치중했더니 지금의 상황은 어찌됐습니까? 주도권을 놓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전시회에 대한 중요성을 놓치지 말고 외국에서 찾아올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 뒀었다면 현재의 차이나리스크를 줄이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문 회장의 이러한 아쉬움을 메워주기라도 하듯 이번 전시회는 국제 규모의 B2B 전문 전시회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유야 어찌됐든 중국 기업과 바이어의 참가는 물론이고 미국·폴란드·터키·이집트·홍콩·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유럽, 미주의 화장품 브랜드 업체까지 관심이 증가하면서 해외 기업들의 참가 신청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외형적 성장과 규모의 확대는 차치하더라도 최근 화장품·뷰티산업의 전반적인 흐름과 소비자의 관심도를 반영한 콘텐츠와 컨퍼런스 등도 마련했다.
포스트 차이나 시장이라 불릴 만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도화장품 시장진출 관련 세미나를 비롯해 △ 소셜미디어-적극적인 스토리텔링의 힘 △ 아시아 색조 화장품의 잠재력 △ 인체조직모델을 이용한 화장품 동물대체 시험법 등의 세미나도 문 회장이 자랑하는 콘텐츠다. 이 밖에도 트렌드가 패키징에 미치는 영향, 영국 바버협회가 진행하는 ‘영국 신사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오후’, 최대균 아트디렉터의 ‘메이크업으로 풀어내는 코리안 뷰티 나우(Korean Beauty Now)’ 등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내용들이다.
“참가하는 기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가야 합니다. 올해에도 이 같은 해외 바이어 초청과 이를 실질적인 상담과 구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역점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해보다 상담건수와 금액, 실질 계약금액 등이 최소 20% 이상 성장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문 회장의 이 같은 자신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경륜에서 뿜어져 나오는 숨길 수 없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