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전 사스나 메르스 사태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제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입술화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눈화장을 강조하는 마케팅·홍보활동이 반짝하더니 코로나19 국면이 6개월을 넘어서자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가 거론된다. 이어서 묻어나지 않는 파운데이션·립 화장품과 이후 피부 트러블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이뤄진다.
‘코로나와 함께’ 할 화장품은?
‘전쟁 중에도 화장품은 팔린다!’
화장품 업계가 난관에 부딪칠 때면 누구나 한 번은 들고 나와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금의 코로나19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전쟁마저도 무색케 할 정도의 파괴력과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개념을 넘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서 ‘팔리는’ ‘팔 수 있는’ 화장품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지난달 30일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이 브랜드 기업 상품개발·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브리핑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잡을 수 있다.
권승빈 연구소장은 “현 시점에서 제품과 관련한 키워드를 △ 코로나19 △ 자극과 진정 △ 안티에이징으로 요약했다”고 전제하고 “코로나19 키워드 하부 항목으로는 파데리스(파데프리·노파데)·본질에 충실한 케어·셀프 홈케어·언택트를 이어가는 온택트(ONTACT) 등을 제시할 수 있으며 마스크 착용 일상화에 따른 피부 트러블의 진정, 그리고 영원한 테마 안티에이징을 위한 피부면역·피부장벽강화 등이 제품 개발의 주류로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민감성 피부용 또는 피부 민감성 진정용
이를 반영하듯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동향에서 나타난 주목할 만한 트렌드가 바로 ‘민감성 피부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 그리고 이어지는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다.
중국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함께 팬데믹 이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당사국이기도 하고 이후 방역과 회복 속도에서도 역시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기도 해 향후 트렌드 역시 유사한 맥락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예견을 낳게 한다.
특히 민감성 피부 화장품 또는 피부 민감성과 관련한 화장품에 대한 니즈는 유전적 요인을 위시해 △ 외부 환경 △ 자극적인 화장품 사용 △ 불규칙한 생활 습관 △ 과도한 청결 또는 잘못된 세정 습관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상황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 스트레스 증가와 마스크 착용 일상화가 가져오는 피부 트러블의 일환으로 인식될 정도라는 것.
따라서 피부에 대한 본질적인 관리를 위한 기초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해당 기능의 성분, 그리고 그 성분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민감성 피부 화장품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론하고 있는 성분을 보면 △ 병풀 추출물(25.0%) △ 비타민(17.0%) △ 티트리(13.5%) △ 히알루론산(12.2%) △ 자일리틸글루코사이드(12.1%) △ 판테놀(11.1%) △ 녹차 추출물(11.1%) △ 세라미이드(10.5%) 등으로 나타났다.
<표본: 블로그 민감성 피부 화장품 관련 상위 언급량, n=2,957건>
또 이 화장품에 대한 우려요인으로는 △ 사용감(끈적임·번들거림·잔여감:57.6%) △ 유해성분(계면활성제·파라벤·트리에탄올아민·인공향료:38.5%) △ 사용기한(21.0%) △ 냄새(10.0%) △ 부작용(5.0%) 등으로 밝혀져 민감성 피부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표본: 블로그 민감성 피부 화장품 관련 상위 언급량, n=2,305건>
中, 마스크팩·클렌징 인기품목으로 부상
한동안 K-마스크팩의 인기가 시들한 기미를 보였던 중국시장의 경우에도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민감성 피부 화장품의 인기 상승과 함께 마스크팩, 클렌징 케어 제품판매가 동반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
메저차이나의 자료에 의하면 민감성 피부 화장품의 2019년 5월 판매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스크팩과 클렌징(세정) 케어 역시 2019년 들면서부터 미세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관련해 코트라 중국 청두무역관은 “중국 소비자는 유럽·미국 화장품보다는 비교적 중국인 피부에 더 잘 맞는 K-뷰티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하며 실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유럽·미국 브랜드 수는 많지 않고 제품의 종류도 한정돼 있다”고 밝히고 “이들 제품은 민감성 제품으로 따로 세분화돼 있지 않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 더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코로나19에 의해 영향받은 제품 개발 트렌드가 수출에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이메이크업·클렌징 폼 수요 증가 전망
베이스메이크업의 경우 소위 ‘마스크 프루프’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인 매트 타입의 선호 경향이 우세할 전망이다. 여기에 끈적임이 적고 산뜻한 제형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코로나19가 가져온 유산이다.
립 메이크업보다 아이메이크업의 강조 역시 예상할 수 있는 트렌드다. 기능은 지속력 높은 아이브로우와 아이라이너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세정력에 초점을 둔 클렌징 폼에 대한 니즈도 확대할 전망이다.
손 소독제 사용과 잦은 손 세정으로 인해 건조해 질 수 있는 핸드케어 제품에 대한 개발도 보다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외출기회는 줄이고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홈코노미’ ‘셀프 홈케어’가 일반화될 것이 예상되므로 전문숍 방문은 줄어들 것이 분명해진다. 따라서 셀프 네일&페디케어를 위시해 소형 홈 뷰티 디바이스의 개발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별취재·코스모닝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