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가지 화장품으로 어지러운 화장대…. 화장품은 많은데 쓸 것은 없는 이 시대 뷰티 유목민들.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아 정착할 수 있을까?’ 뷰티 유목민에게 하나의 답이 제시됐다. 맞춤형 화장품이다. 3월 14일 국내서 세계 최초로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시행됐다. 정부 주도형 K뷰티 육성 사업이다. 이 제도는 초개인화 기술에 근간을 뒀다. 개인화 시대를 넘어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했다. AI‧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신기술은 개인별 맥락 쇼핑을 실현한다. 개인 추천 서비스에서 나아가 소비자 행동을 읽고 TPO(Time‧Place‧Occasion)를 반영해 제품‧서비스를 제안한다. 빅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기술에 바탕을 둔 맞춤형 화장품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맞춤형 화장품을 오래 연구하고 산업에 대비해온 이가 있다. 유서연 레파토리 대표다. 우선 이력이 독특하다. 건대 금속공예과를 졸업했다. 금속 알러지 때문에 업을 잇지 못했다. 캐나다로 건너가 대체의학을 전공하고, 건국대 향장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때 맞춤형 화장품을 주제로 논문을 썼다. “피부과‧성형외과에서 기획이사를 맡았어요.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을 접했죠. 수많은 고객을 만나고 상담하면서 맞춤형
어쩌면 모든 것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삼아 중국어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독학처럼 공부를 시작한 데서 출발했던 것 같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화학플랜트 설계·공정 분야에서 20년 넘게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지켜왔던 그가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화장품 수출로 올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까지 선정된 지금의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말이다. 황종서 아시아비엔씨 대표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에 대한 첫 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스터디 그룹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세 명의 동료로 시작해 지금까지 그 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유학생과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자원봉사단체(NGO)로까지 발전했고 결국 제 화장품 인생의 단초를 제공해 준 셈이 된 겁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황 대표는 2017년에 수출 프런티어 기업에, 그리고 다시 이듬해에는 전문무역상사로 선정되는 역량을 과시했다. 화장품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던 그가 이처럼 빠르게 화장품 전문 수출기업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한 번 맺은 해외 바이어와의 인연을 ‘정말로 소중히’ 여겼습니다. 가격에 대한 부분은 물
2003년생 파우더룸. 1세대 뷰티 커뮤니티다. 회원수 193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를 운영한다.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에도 집을 지었다. 최초이자 최고라는 기록을 여럿 보유했다. 5월 앱을 개편하고 이커머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코덕(코스메틱 덕후) 콘텐츠를 구매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뷰티업계가 또 한번 변화를 맞을 차례다. 콘텐츠 커머스 첫발 2019년 초 파우컴퍼니 파우더룸 대표를 맡았다. 다음‧SK텔레콤‧11번가 등 포털과 오픈마켓을 두루 거쳤다. 파우더룸 앱과 커머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합류했다. 코덕의 콘텐츠를 소비로 잇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뷰티 콘텐츠는 힘 파우더룸은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뷰티 고관여자들의 전문 콘텐츠가 실시간 공유된다. 한 방향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의 진정성과 온도가 다르다. 콘텐츠를 즐기고 나누고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파우더룸의 강점은 여기에 있다. ‘커뮤니티가 단단히 쌓아올린 콘텐츠’. 화장품은 사람이다 화장품은 과학이면서 꿈의 영역이기도 하다. 생필품이면서 스타일이자 취미의 도구다. 나는 꿈과 스타일에 주목한다. 파우더룸 앱은 사용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비슷한 취향
‘천연’ ‘유기농’ ‘오가닉’ ‘내추럴’ 등의 단어 자체가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화장품에 적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어려웠던 그 때, 그 시점이 1988년이었다. ‘유기농 알로에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내건 화장품을 미국에서 처음 수입해 국내 시장이 선보였던 것이 지금으로부터 무려 32년 전이었으니 가히 ‘천연·유기농 화장품 시장 선구자’ 또는 ‘천연·유기농 화장품 1세대’라고 불러도 결코 과언이 아닐 터다. 신인호 이노코스마 오가닉스 대표가 겪어온 얘기다. “제가 30년을 넘게 고집하면서 버텨왔던 일이 이제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도 정식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현실에 감회가 새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공식적인 제도화가 지난해부터 이뤄졌고 1호 인증제품이 올해 2월에 나왔으니까 말이죠. 그렇지만 이제라도 제가 그 동안 신념으로 지켜왔던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식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요한 계기라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현재 국내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증은 화장품법 제 2조에 의거해 식약처 지정 인증기관을 통해 이뤄진다. 즉 천연화장품은
1930년 미국 대공황 시대. 모두가 가난해졌다. 남과 구별짓기를 원하는 이들은 의복을 갖춰 입고 식사를 했다. 식탁에는 지닌 것 중 가장 좋은 그릇을 올렸다. 꽃병도 뒀다. 고급한 단어를 쓰며 대화를 했다. 매너가 탄생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 나온 대사다. 일상적 행동방식이나 자세가 곧 내가 된다는 의미다. 남에게도, 나에게도 매너를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보이는 곳은 물론 보이지 않는 내부에 이르기까지. 여성청결제와 이너퍼퓸, 왁싱제 등은 대표적인 매너용품으로 꼽힌다. 신체 내부를 가꾸는 이너뷰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몸을 부위별로 관리하는 이들 전문 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고 있다. “전 엄마가 사다주신 여성청결제를 쓰고 자란 세대에요. 화장대에도 메이크업보다 피부 본연의 건강을 되찾아주는 스킨케어나 보디케어 제품이 많았어요.” 무무코스메틱 장정윤 대표다. 10여년 전부터 연예인 왁싱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 회사를 차리고 이너보디케어 분야로 뛰어들었다. 클린 뷰티 브랜드 ‘알롱’이 탄생했다. “고객이 왁싱 시술을 받으면서 은밀한 피부 고민을 털어놓는데요, 작은 목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았어요. 소중한 부위에 사용하는 제품이니
어제(21일) 화장품 수입사 홍보팀에서 수년간 일해왔던 이를 만났다. 그는 화장품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으로 바꿀 것이냐고 물으니 “마녀공장 토너 한번 써보고 싶던데요”라 답했다. 이유는 ‘너도나도 좋다고해서’였다. 옆집에도 마녀공장 택배가 와있던데... 그 제품, 왜 떴을까. ‘뜨는 화장품’에는 공식이 있다. 제품의 콘셉트와 성분, 사용감, 효능이 두루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계절과 시대 감성을 읽고, 소비자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화장품이 손에서 얼굴로, 다시 마음으로 옮겨가기까지의 과정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뜨는 상품을 만드는 제품 기획자의 역할이다. “앰플로 닦자” 마녀공장이 3월 선보인 ‘비피다 바이옴 앰플 토너’의 슬로건이다. 고농축 앰플을 담은 말 그대로 ‘앰플토너’다. 닦아내기만 해도 앰플 케어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으로 소비자를 움직였다. ‘닦토’(닦아내는 토너)에 알맞게 용량을 400ml로 늘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가 제품을 알아봤다. 찐(진짜) 후기가 이어졌다. 이 제품을 기획한 마녀공장 안지선 씨. 그는 토너가 스킨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봤다. 자신의 피부를 직
“무엇보다 2년 동안이나 중단됐던 R&D지원사업이 재개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8일자로 신규과제 예비선정 대상과제까지 마무리함으로써 사업단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길지 않았던 과제 공모기간에도 불구하고 5개 부문(제안요청서)에 모두 143건이 접수돼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결과만 보더라도 그 동안 화장품 산업 R&D지원에 대한 산·학·연의 갈증이 얼마나 심했던가를 알 수 있었죠.” 화장품 산업 R&D 지원사업인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사업단을 지휘할 황재성 사업단장(경희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유전공학과 교수)의 취임 일성이다. 지난 1일자로 공식 취임했지만 신규과제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풀링(pooling)을 비롯, 사전 실무작업에도 참여했던 황 단장은 “이번 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최대한의 역점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화장품 R&D 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효한 성과를 일궈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행스럽게도 과제에 응모한 143건 모두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과 창의적이면서도 이후 사업화로 직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추고 있었다는 점은, 심사위원들의
‘관덕청 설탕국도 머거난 노미 멍나’라는 제주 속담이 있다. 관덕정(觀德亭)에서 주는 설렁탕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이다. 고기도 먹던 사람이 먹는다. 놀아본 자가 놀고, 공부도 해본 이가 잘 한다. 경험이 방법을 만들고, 길을 트기 때문이다. 안보라미 라라뷰티코스메틱 대표는 약 20년 동안 화장품 상품기획 분야에 몸 담았다. 코리아나‧SK케미칼‧네이처리퍼블릭 등을 거쳤다. ‘알로에 수딩젤’ ‘아쿠아맥스 크림’ ‘스팀 크림’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화장품 베스트셀러를 숱하게 탄생시킨 그가 새로운 감성 마스크팩을 들고 나타났다. 라라레서피 하이드로겔 마스크다. 라라레서피 △ 글로우 페이스 모이스처 마스크 △ 하트 고글 브라이트닝 마스크 △ 하트 고글 모이스처 마스크 3종은 지난 해 11월 나왔다. 안보라미 대표는 탄탄한 상품기획력을 바탕으로 다른 ‘한 끗’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메이크업한 얼굴 위에 붙일 수 있는 신개념 글리터 마스크팩이에요. 제품을 ‘즐겁게’ ‘예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각적 효과까지 갖췄죠.” 라라레서피 마스크팩은 일단 독특하다. 하이드로겔 시트에 영양 보습 에센스와 펄을 담았다. 투명하고 반짝인다. 하트 모양의 고글 마스크는
‘강철보다 200배 강하다. 구리보다 전류가 100배 더 잘 흐른다. 다이아몬드보다 2배 세다. 종이의 100만분의 1 두께다. 전기와 열 전도성이 우수하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다. 그래핀 발견에 노벨물리학상이 수여된 지 10년을 맞았다. 흑연을 원료로 한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됐다. 전세계 과학계는 그래핀 소재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은 그래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자동차‧웨어러블 기기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 그래핀이 마스크 시트로 나왔다. 특허받은 특수 원단이다. 코스닥 상장 IT기업 아이크래프트가 개발했다. 2019년 5월부터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같은 해 11월 내놨다. 윤형석 아이크래프트 브랜드세이퍼팀 팀장이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다. 그는 전기와 열이 잘 통하는 그래핀의 성질을 마스크 시트에 도입했다. “그래핀 마스크 시트는 유효성분 흡수율을 높일 수 있어요. 일반 시트에 비해 20% 이상이요. 생체전류를 활용해 미세전류가 잘 흐르도록 돕기 때문이죠.” 윤형석 팀장은 그래핀의 원적외선 방출력에도 높은 점수
일본 도쿄=강송현 기자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일본 최대의 화장품·미용전시회 ‘2020 코스메위크: 코스메도쿄&코스메테크’의 조직 실무를 총괄 지휘하고 국제 영업과 마케팅 부문을 관장하고 있는 메구미 야나이 디렉터를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전시회와 올해 전시회의 차이점,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코스메 위크의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 들었다. “지난 2010년 코스메테크로 첫 전시회를 가진 후 해마다 규모와 수준의 향상을 일궈낸 코스메위크는 올해 참가국가 30곳·기업 880곳을 유치함으로써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원료 존에는 예년보다 두 배 이상 참여 기업이 늘어나 코스메도쿄·코스메위크가 보여준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인케 했다는 점에서도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메구미 야나이 디렉터는 이번 전시회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전체적인 규모와 참가기업의 수, 전시장을 방문한 참관객들의 비즈니스 성과 등을 감안하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특히 OEM 존에 해외(일본 이외의) 기업 참가가 늘어났고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측면에서 이 전시회의
충청북도는 K-뷰티에 대한 국가적 관심도가 붐을 일으키기도 전에 이에 대한 전 세계적인 흐름을 감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화장품·뷰티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특히 중심도시 청주와 오송은 신 수도권시대의 중심지로서 관련 인프라가 한 곳에 모여 있어 바이오헬스·화장품 산업과 함께 항공산업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이 같은 충북의 핵심 육성사업을 위한 단지 조성과 관련 기업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화장품·뷰티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만나 새해 화장품·뷰티산업 단지 조성계획과 함께 이 지역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충북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소개와 추진하고 있는 사업내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국토 중심에 위치해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충북경제자유구역은 신 수도권시대의 중심지로써 산·학·연·관 인프라가 집적화된 바이오ㆍ화장품산업과 항공산업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항공·고속철도·고속도로망이 체계적으로 연결돼 수도권과 1시간 이내, 아시아권 국가와는 3시간 반 이내에 접근 가능한 비즈니스 요충지로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을 포함한 화학제품에 대한 안전성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가 이들 제품에 대한 안전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목소리를 높임에 따라 정부 차원의 기준과 관련 법규·제도가 재정비되는 움직임이다. 대 중국 수출이 압도적인 한국 화장품 업계는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 중국 수입 비특수용도화장품 검사기관 CIRS(Chemical Inspection and Regulation Service)그룹 린룽하이 부사장은 화장품 안전성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을 예견했다. 1년 전 CIRS그룹 한국지사(CIRS그룹코리아)를 설립했던 CIRS는 현재 영역을 세계로 확장하기 위해 국가·지역별로 지사를 설립을 늘리고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그 영향력을 감안해 1년 전에 지사를 설립해 활발한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는 CIRS그룹은 중국 내에만 베이징·난징·상하이 등 세 곳에 지사를, 그리고 해외에는 아일랜드(유럽)와 미국, 한국지사 등을 운용 중이다. 최초 화학물질에 대한 시험과 인증 부문에 특화했으나 지난 2017년부터는 화장품 부문 사업을 시작, 현재 20여 명의